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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발레리나 '올해의 댄서' 선정

중앙일보 0 7340 0 0
“감동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예술인” 

  제니 부씨 ‘ 올해의 댄서’ 선정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명 발레단인 ‘캘리포니아 발레단’이 선정한 ‘올해의 댄서’에 한인 발레리나가 뽑혔다.
 주인공은 지난 2001년부터 이 발레단에서 활약하고 있는 제니 부 씨(33·사진). 이 발레단의 단원 중 최고령자인 부 씨는 일주일에 6일, 하루 꼬박 6시간씩 연습하는 연습벌레일 뿐만 아니라 평소 맏언니 역할을 하며 동료 단원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다.
 올해의 댄서에 선정됐다고 해서 큰 부상이 따르는 것도 아니고 그저 명예스러운 일일 따름이지만 부 씨에게는 그 의미가 각별하다. 지금은 3명으로 늘었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발레단의 유일한 동양인이었던 부 씨는 체력과 체격, 마스크 등 모든 조건이 상대적으로 열세였고 언어마저 큰 장벽으로 자리잡고 있어 남 몰래 무척이나 힘든 생활을 보냈다.
 그러나 부 씨의 탁월한 성실성은 이 같은 핸디캡을 보완하고도 남았다. 그 결과 이제는 스태프와 동료들로부터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부 씨에게 있어서는 그 어느 상보다 자랑스러운 일이다.
 현재 올 성탄절 시즌에 공연할 ‘호두까기 인형’의 연습에 여념이 없는 부 씨는 스스로 타고 난 그룹댄서라 칭한다.
 “모두 다 주인공이 될 수는 없죠.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서는 아무리 작은 캐릭터라도 기꺼이 신명을 바쳐 연기하는 영원한 조연으로 남고 싶습니다.”
 “나를 드러내려고만 애쓴다거나 무대 위의 화려함만 추구하는 댄서가 아니라 작은 몸짓을 통해 맡겨진 캐릭터의 감정을 온전히 관객에게 전달하는 예술인이 되고 싶다”며 오늘도 낡은 발레 슈즈를 고쳐 매는 부 씨를 두고 막신 마혼 단장은 “제니는 늘 노력하며 정진하는 프로”라고 칭찬했다.
 올해로 창단 39년을 맞는 캘리포니아 발레단은 샌디에이고 카운티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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