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신앙 코너

희곡 (가나혼인잔치)

Lee, Lazarus 0 6556
1. 가나 혼인잔치
   
  성경근거 : 요한복음  2장     
 
  등장인물 : 예수님 
                  베드로
                  제자들 
                  마리아   
                  하인들
                  연회장
                  신랑신부
                  하객들
 

[배경]

예수님에 대해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이라는 세례 요한의 증언을 듣고 몇몇 세례 요한의 제자들은 예수님을 따르게 되었다.
그 후 예수님에 대해 안드레는 베드로에게 “메시아”라 하였으며 빌립은 나다나엘에게 “율법과 예언서에 기록된 그분”이라며 전도하였다.
나다나엘은 예수님을 직접 만나 “하나님의 아들, 이스라엘의 왕”이라고
고백했다. 

예수님께서 이러한 첫 제자들을 데리고 첫 표적으로서 행하신 것이 가나 혼인잔치이다.
이 예수님은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시고 첫 남자 아담에게 첫 여자 하와를 데리고 오시어 인류의 첫 결혼을 주례하시며 축복하여 주신 바로 그 하나님이시기도 하다. 


[장면]

가나는 예수님 제자 나다나엘의 고향이었다. 그곳에 혼인잔치가 있어 마리아는
먼저 잔칫집에 가 있었고 예수님과 제자들도 초청을 받았다.
그러나 혼인잔치 마지막 날 포도주가 떨어져 혼인 잔칫집 구석구석에서는
불평불만이 가득했고 연회장은 화가 나있으며 신랑신부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고 마리아는 초조한 표정으로 집 문간에서 서성거리고 있다.

베드로 : 예수님, 어서 가시지요.
            오늘이 혼인잔치 마지막 날입니다.
예수님 : 그래, 어서 가자.
            오늘 혼인은 나다나엘 고향에서 있는 혼인잔치이니 
            우리가 가서 특별히 축하해줘야겠구나. 
제자들 : 선생님, 혼인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입니까?
예수님 :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 아내와 연합하여 한 몸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남편은 자기 아내를 자기 몸같이  사랑하고
            아내도 자기 남편을 존경해야 하느니라.
            이는 그리스도와 교회의 깊은 관계를 상징하기도 한다.

나다나엘이 앞장서서 예수님과 제자들을 혼인잔칫집으로 안내한다.
   
신  랑 : (신부 손을 꼭 잡으며 불안한 표정으로)
            이거 혼인잔치 마지막 날 하필이면 포도주가 떨어져 큰 일 났네.
            하나님도 참 무심하시지.
            포도주도 제대로 준비 못했으니 신혼의 꿈은......,
신  부 : (안절부절 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난 너무 불안해서 못 견디겠어요.
            6일간 잘 지내다가 이렇게 마지막 날 포도주가 떨어지다니, 
            손님들이 저리도 투덜거리니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어요.
            하나님께서 도와주셔서 기적이 일어나지 않으면 
            이 많은 손님들에게 어떻게 포도주를 줄 수가 있겠어요.
            어떻게 우리 혼인잔치에 이런 일이 있을 수가!......,
            (눈물 흘리며 고개를 숙인다.)
연회장 : (투덜거리며)
            나 원 참, 연회장을 십 수 년 해봤어도 
            혼인잔치에 포도주가 떨어진 경우는 처음이네. 
            신랑신부는 뭣하고, 하인들은 또 뭣들 했기에 
            잔칫집에 포도주조차 준비를 제대로 안 한 거야?
            (신랑신부와 하인들을 나무라는 눈으로 쳐다본다.)
하인들 : (서로 얼굴을 쳐다보고 불평하며)
            손님들은 왜 우리들만 가지고 못살게 구는 거야. 
            우리들이 뭘 어떻게 할 수 있다고......,
            우리야 시키는 대로 하면 되는 거고 
            손님들 오시면 손발 씻을 물이나 떠드리면 되는 거 아니야?
하객들 :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불만스럽게)
            신랑신부 어디 있어? 
            연회장은 뭐 하는 거야?
            세상에! 혼인잔치에 포도주가 없다니 우릴 무시하는 거야 뭐야?
마리아 : (초조하게 문간에서 예수님을 기다리며 혼잣말로)
            예수님이 빨리 오셔야 잔칫집 포도주 문제가 해결될 텐데,               
            왜 이리도 안 오시는 거지.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잔칫집 문에 들어서자 마리아는 예수님을 반갑게
맞이한다.

마리아 : 예수님! 어서 오세요.
            그런데, 지금 잔칫집에 포도주가 떨어져 아주 곤란한 처지입니다.
예수님 : (미소를 머금지만 조금 난감한 표정을 지으시며)
            잔칫집에 포도주가 없다고요? 그것 참 안 됐군요.
            그렇지만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 때는 아직 되지 않았습니다.
마리아 : (반신반의한 표정으로 좌우의 하인들을 번갈아 보며)
            예수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여라.
            (다시 간청하는 표정으로 예수님을 바라본다.)
예수님 : (난감한 표정을 지으시면서)
            그렇게까지 말씀을 하시니......,
          (다시 하인들을 바라보시며)
            자, 그럼 우선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워보아라.
 
집 문 좌우에서 항아리 3개씩을 맡아 집에 들어오는 손님들에게 손발 씻을 물을 떠주던 하인들이 당황하자 예수님은 괜찮으니 해보라는 듯 하인들에게 고개를
끄떡이시며 예수님 뒤에서 놀라고 있는 제자들도 보신다. 

하인들 : (우물을 오가며 6항아리에 물을 채우면서)
            이거 도대체 뭐하라는 거야.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포도주도 다 떨어졌는데 물을 항아리에 채우라니 
            새로운 손님들이라도 많이 데리고 오겠다는 뜻인가?
            어쨌든 예수라는 분은 뭔가 남다른 분 같으니 
            시키는 대로 한번 해 보자고. 
예수님 : (서신 채 하인들이 물 나르는 모습을 대견하게 보시며)
            수고 하였다. 
            자 이제 항아리의 물을 컵에 담아서 연회장에게 갖다 주어라.

예수님은 크게 당황하는 하인들의 어깨를 만져주시며 격려하시고 불평과 의문이 가득한 제자들과 초조해 하는 마리아를 자상하게 쳐다보신다.
하인들은 떨며 조심스럽게 물이 담김 컵을 연회장에게 가져가면서 컵과 예수님을 번갈아 쳐다본다. 

하인들 : (연회장 앞에 가서 떨리는 목소리로)
            연회장님. 저- 저기 서계신 예수님이 이 포도주를 연회장님께 
            갖다 드리라고 해서 가져 왔습니다만......,

연회장이 하인들로부터 컵을 받는 순간 컵 속의 물은 포도주로 변한다.

연회장 : (잔뜩 의심스런 표정으로 잔속을 쳐다보면서)
            포도주가 다 떨어졌다더니 용케 구해왔구나. 
            어디 손님들에게 내기 전에 제대로 된 포도주인가 맛 좀 보자.
            (포도주를 맛보더니 떨며 서있는 하인들을 대견하게 바라보며)
            아니 웬 포도주가 이렇게 맛있는 거냐?
            너희들 수고가 많았다.
하인들 : 아, 네, 그것이......,
          저희는 그저 시키시는 대로 했을 뿐입니다.
연회장 : (돌이켜서 뒤에 초조하게 앉아있는 신랑을 바라보며)
            아니 신랑 이게 웬일이요?!
            원래 사람마다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고 
            취한 뒤에 싼 포도주를 내는데 
            우리 신랑은 지금까지 참 좋은 포도주를 남겨 두었군요.
            이 또한 내 연회장 경험으로는 처음 있는 일일세. 
            허허-
신  랑 : (기쁜 얼굴로 신부 쪽을 바라보고 안도의 숨을 내쉬며)
            신부, 하나님께서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고 도와 주셨어요.
신  부 :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인들 : (기뻐하며 예수님 쪽으로 달려가서 덥석 절한다.)
            예수님 감사합니다!!
제자들 : (깜짝 놀라며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이게 웬일인가?!
            물이 포도주로 변하다니!
            예수님은 율법과 예언서에 기록된 메시아 이스라엘의 왕이심이
            분명해.
예수님 : (웃으시며 하인들에게)
            수고들 많이 하였다.
            자, 이제 포도주를 떠서 신랑신부와 손님들에게도 
            갖다 드리도록 해라. 
            모두들 포도주를 기다리고 있지 않느냐?

하인들은 즐거운 표정으로 열심히 포도주를 나른다.

손님들 : (환희들 웃으면서 신랑신부와 연회장을 향하여)
            정말 즐거운 혼인잔치일세.
마리아 : (예수님의 손을 꼭 잡으며)
            저는 예수님이 도와주실 줄 알고 있었어요.
            이제 신랑신부도 안심하며 신혼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겠네요.

예수님은 들어 오셨던 그 자리에 그대로 서신 채 웃으시며 마리아와 제자들과
신랑신부와 연회장과 손님들을 두루 돌아보시면서 그들이 기뻐하는 모습에
흡족해하신다.

제자들 : 주님, 이젠 안으로 들어가시어 좀 앉으시지요.
예수님 : 그래. 그렇게 하자.
            이제 우리도 신랑신부에게 가서 축하해주고 
            혼인잔치도 즐기도록 하자.

예수님과 함께 온 제자들 그리고 예수님을 초대한 혼인잔치에 있었던 마리아,
하인들, 연회장, 신랑신부 그리고 하객들, 모두의 행복한 웃음소리는 한동안
계속되었다.
예수님도 함께 기뻐하셨다.


[설명]     
요한복음 1장에서 예수님께서 나다나엘을 만나 “빌립이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하시니 나다나엘은 “선생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이스라엘의 왕이십니다.”라고 고백한다.
예수님께서 빌립이 나다나엘을 부르기 전에 나다나엘을 보셨다 함은, 예수님은 빌립이 나다나엘을 부르기 전에 아셨다 함이며 이는 예수님은 나다나엘이 무화과나무 아래서 무엇을 기도했는가 하는 것을 정확히 아신다는 말씀이다. 

나다나엘은 무화과나무 아래서 메시아께서 이스라엘에 오실 것을 순수하게 구하였기에 기도 중에 메시아를 만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나다나엘을 보며 “이 사람은 거짓이 없는 참 이스라엘 사람이다.”라고 하시며 메시아로서 나다나엘이 기도한 바로 그 분이 예수님이심을 증명하신 것이다.

예수님은 첫째 날 안드레와 베드로를 부르시고 둘째 날 빌립과 나다나엘 부르신 후 셋째 날 나다나엘 고향 가나에서 혼인잔치를 축복하신다.
우리는 혼인잔치 사건을 경험하면서 아래와 같은 참 좋으신 예수님을 가까이 
만나게 된다.

첫째, 우리를 위해 찾아오시는 예수님
둘째, 우리로 인해 무시당하시는 예수님
셋째, 우리를 위해 기다려주시는 예수님
넷째, 우리와 함께 기뻐하시는 예수님

주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실 때 셋째 날 즉 화요일 땅과 바다 그리고 풀과 채소와
과목 특히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만드시고 “보시기에 좋았더라.”
라고 두 번씩이나 말씀하셨다.
이런 유례로 유대인들은 으레 화요일 혼인식을 가졌다. 

혼인잔치의 마지막 순간에 포도주가 모자랄 수 있듯 우리에게도 살다보면 이와 같은 경우가 종종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주님께 온전히 의지하는 우리의 위기는 오히려 깊은 은혜를 체험할 수 있는 위대한 기회가 될 수도 있음을 배우게 된다. 

한편 예수님은 마리아의 간구에 무슨 상관이 있느냐 하시며 관여할 바가 아니라는 것과 때가 아직 안 되었다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진정한 목적과 포도주가 부족한 것과는
상관이 없으며 또 십자가를 통해 이룩할 진정한 영광의 때는 안 되었다는 뜻이다.

마리아는 예수님께 대답을 듣지도 않고 “그대로 하여라.”라고 하인들에게 명령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추정컨대, 예수님 12살 때 요셉과 마리아는 성전을 가리켜 “내 아버지 집”이라고 하신 예수님 말씀을 깨닫지 못하였어도 예수님은 그들에게 순종하며 받들어 섬기신 점으로 봐서는 예수님은 마리아의 무리한 요구에 대해서도 종종 순종하셨던 것 같다.
또는 생계를 위해 목수 일을 하시는 예수님께 어린동생들이 와서 나무로 장난감을 만들어 달라고 억지 쓰면 밤에 홀로 일을 하시더라도 어린동생들에게 나무장난감을 만들어 주시곤 하였을 것이다. 

마리아의 “그대로 하여라.”라는 믿음과 하인들이 “물을 가득 채우는” 순종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마리아의 억지를 그대로 받아 주시고 또 하인들이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울 때까지 기다려 주시는 예수님!!
그것도 문간에 그대로 서신 채 기다려 주시는 왕 중의 왕이신 예수님!!
높은 사람이 초대 받아 왔는데 문간에 그대로 한동안 세워둔다면 그런 무례를
견딜 수 있는 사람이 예수님 외에 또 있을 수 있을까!?

예수님은 우리의 행복을 위해 하루를 천년같이 기다려 주시는 좋으신 분이시다. 예수님은 결국 모든 사람 즉 제자들, 마리아, 하인들, 연회장, 신랑신부 그리고
하객들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셨다.
우리가 가나 혼인잔치의 축복을 통해서 배우는 교훈은,
예수님을 만나는 사람은 남녀노소, 신분과 지위 고하, 소유와 배움의 정도 그리고 갖가지의 형편과 사정을 넘어서 누구든지 행복해 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나다나엘이 제자 중에는 처음으로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이스라엘의 왕”이라고 고백했다.
그런 왕이신 예수님은 바로 전날 제사삼은 그 나다나엘을 그의 고향 가나에서
높여 주셨다.
그리하여 나다나엘이 훗날 가나에서 영적 지도자로서 설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신다. 

우리도 예수님께 의지하며 예수님과 동행한다면,
예수님은 우리의 고향과 삶의 현장에서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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