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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하는 이희준 경관

중앙일보 0 6834 0 0

“일반시민 돌아가도 지역위해 봉사”
 
 11일 퇴직하는 SDPD 이희준 경관
 20년 경관직 마침표 찍고 비즈니스 전념
 
  샌디에이고 시경찰국(SDPD)의 최고참 한인 경관인 이희준씨(50·미국이름 잭, 사진)가 오는 11일로 경관직을 퇴직한다.
 폴리스 아카데미에 입교한 것이 1988년이니까 샌디에이고 시경찰국과 정식으로 인연을 맺은 지 올해가 꼭 20년째다. 경관으로 일하기 전 해군에 복무했던 것까지 합하면 이경관은 반평생 이상을 국가와 사회를 위해 봉사해온 셈이 된다.
 평생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돕는 것을 낙으로 알았던 그가 퇴직이라는 결단을 내리게 되기까지는 상당한 고심이 필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의 퇴직계획을 미리 전해 들었던 주변 인물들은 적극적으로 만류했다.
 “그 동안 벌여 논 비즈니스에 전념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옷을 벗기로 결심하게 됐습니다. 나이가 들어 경찰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때까지 평생 경찰로 남아있고 싶었습니다만 비즈니스가 날로 성장하다 보니 전적으로 매달려야 할 상황에 이르게 됐습니다.”
 이경관은 지난해 3월 경비전문회사인 ‘코너스톤 시큐리티’(Cornerstone Security)사를 설립하고 운영하고 있다. 지난 1년 여간 경찰관으로서의 직무에 충실하고 또 남는 시간은 이 회사에 투자하느라 정말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피곤함도 잊고 살아 왔지만 이제는 한 쪽을 선택해야 할 처지가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20년간 정들었던 경찰복을 벗어야 한다니 아쉽기 그지 없죠. 하지만 일반 시민으로 돌아가도 그 동안 경찰관으로 일하며 쌓은 노하우를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데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언제든지 찾아만 주시면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봉사하도록 하겠습니다.”
 전남 함평 출신인 이 경관은 16세 때인 지난 74년 가족과 함께 도미했다. 처음 정착한 곳은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드 시로 그 곳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페리스 주립대학에 진학, 2학년까지 마쳤다. 당시는 미국의 불황이 상당히 심했던 시기로 대학 재학시절 내내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스스로 벌어 썼던 이 경관은 학비도 마련하고 국가에 봉사도 하기 위해 해군에 입대하게 된다.
 시카고에서 고된 신병훈련을 마친 이 경관은 80년 샌디에이고를 모항으로 삼고 있던 구축함 USS-HULL에 배치를 받으면서 제 2의 고향이 돼버린 샌디에이고와 인연을 맺게 된다. 해군에 근무한 것은 8년 정도로 그 동안 2번 근무함정이 바뀌기는 했지만 아름답고 인심 좋은 샌디에이고에 뼈를 묻기로 작정했다.
 그러다가 85년부터 제대를 계획하고 보람된 커리어를 찾던 중 친척의 권유로 경찰관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일종의 자원봉사 경찰직인 ‘리저브 경찰관’(Reserve Police Officer)으로 잠시 복무했다. 이후 87년 해군을 제대한 이경관은 정식으로 경찰관 시험에 응시, 합격하고 88년 어려운 폴리스 아카데미에 입교해 이듬해인 89년 샌디에이고 시경찰국의 정규 경관으로 임용됐다.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SDPD 안에 장래가 촉망되는 4명의 한인 경관후배들이 버티고 있어 든든하기 그지 없습니다. 퇴직 후에도 이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자 역할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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