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맞춤
한 와과 의사가 수술에서 회복된 어떤 여성 환자의 침상 옆에 서 있었다. 그녀는 수술 후에도 옆 얼굴이 마비되어 입이 한 쪽으로 돌아가 있었다. 얼핏보면 어릿광대와 같은 모습이었다. 입을 움직이는 신경 한 가닥이 절단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그녀는 평생토록 그렇게 살아야 한다. 암세포가 뺨에 번지고 있었기 때문에 신경 한 가닥을 절단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녀의 남편은 늘 그녀 곁을 떠나지 않고 지켜보고 있다. 그녀는 비뚤어진 얼굴을 가지고서도 부드럽고 따뜻한 시선으로 남편과 눈을 마주보고 웃곤 한다. 그녀가 의사에게 물었다. 제 입은 평생토록 이런 모습일까요? 그렇습니다. 신경이 끊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이 없었다. 곁에 있던 남편이 말한다. 난 그 모습이 좋은 데 뭘 아주 귀여워 보인다구! 의사는 생각하기를 이 남편이란 사람은 신과 같은 넉넉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남편은 그 아내에게 입을 맞추려고 자신의 입을 잔뜩 비틀면서 아내의 입에 갖다 맞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