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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마킬라도라... 한국기업 "또 무장강도 비상"

중앙일보 0 8498 0 0
한동안 잠잠하던 멕시코 바하캘리포니아주 북부지역 마킬라도라에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들을 상대로 하는 강도사건이 올 들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어 기업관계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지난달 26일 티후아나시 오타이 지역에 소재한 한 기업에 4인조 무장강도가 침입, 회사 직원들을 총기로 위협하고 노트북 컴퓨터, 휴대폰, 무전기 등을 강탈해 달아났다. 특히 이들은 TV부품을 생산하는 이 기업에 신입사원 인터뷰를 보러 온 것처럼 위장해 들어간 직후 강도로 돌변했으며 회사 내부에서 별다른 현찰을 발견하지 못하자 노트북 등을 강제로 빼앗아 유유히 사라졌다.

직원면접을 위장해 회사에 침입한 점, 당초 목적으로 했던 현금이 발견되지 않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가의 사무장비나 휴대폰 등으로 곧바로 타깃을 바꾼 점 등은 범인들이 회사사정에 밝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범행 당시 목격자들에 따르면 범인 중 한 명은 “한국사람은 다치게 하지 마라”고 다른 공범들에게 말하기도 했다.

마킬라도라 업계에 정통한 한 기업인은 “오후 시간대도 아니고 한창 오전 작업이 진행되던 8시~9시 사이에 인터뷰를 빌미로 들어와 무장강도로 돌변, 회사측에서는 전혀 손쓸만한 입장이 아니었을 것”이라면서 “그나마 아무런 인명피해를 당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또 이 기업인은 “연방정부와 로컬 정부의 강화된 단속에 대한 마약범죄조직의 저항으로 시작된 티후아나 지역의 폭력사태가 전혀 수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최근 들어서는 이 곳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들을 상대로 하는 좀도둑이나 작은 범죄조직의 강도사건이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도 티후아나 지역에 있는 한 한국기업에 강도가 들었다.
점심시간을 틈타 총기로 무장한 채 회사 내로 침입한 강도들은 상당량의 식권을 강탈해 달아났다. 이 식권은 티후아나 지역에서 일종의 유가증권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회사 내에서 점심을 해결할 때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반 슈퍼마켓 등지에서 식료품을 구입할 때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어 현지 강도들의 좋은 목표가 되고 있다.

직원들의 급료 등으로 지급하기 위해 회사 내에 놔둔 현금이 강도들이 노리는 표적이 되자 대다수 기업들은 급료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대신 수표를 발행하거나 은행계좌를 사용하는 시스템으로 바꿔 사실상 티후아나에서 현금을 노리고 기업에 침입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 돼버렸다.

그러나 이같이 식권 등은 현금과 같이 유용하게 쓸 수 있어 강도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현재 일부 진출기업 등을 중심으로 현지 직원들의 점심식사지원방법을 식권 대신 카드에 현금을 적립해 주는 방식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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