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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이 필요하면 서박사를 찾아 주세요

중앙일보 0 9079 1 0
샌디에이고 한인커뮤니티의 이민·정착도우미 ‘서박사’가 인기다.

최근 지역 내 대학 및 연구소의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샌디에이고로 유입되는 한인 인구들이 부쩍 늘고있는 가운데 이들의 생소한 미국생활의 길잡이를 자처하는 ‘서박사’. 이런 저런 도움을 받았다는 한인들의 숫자도 만만치 않지만 그 도움의 내용이 그저 간단한 수준이 아니라 더욱 관심을 끌고있다.

크레딧 기록이 전무한 한국사람이라면 처음 미국에 들어와 아파트를 렌트할 때 반드시 곤혹을 치르게 마련인데 이럴때 ‘서박사’에게 요청하면 해결 방법을 모색한다. 또 차가 없으면 꼼짝할 수 없는 지역의 특성상 도착하자마자 그리고 떠나는 순간까지 차량을 매매하고 양도하는 것은 큰 문제 중 하나다. 하지만 기간이 정확히 맞아 떨어지기도 어렵고, 믿고 사고 팔수 있는 대상이 확실한 것도 아니다. 이때 또 ‘서박사’는 중간에서 완충역할을 사심없이 담당한다.

그 외에도 오밤중에 아파트 키를 잃어버렸을때, 타이어가 펑크났을때, ATM 사용 중 고장이 나 당황스러울 때 등 아무리 사소한 일에도 도움을 요청하면 어김없이 ‘서박사’가 출동한다.

결코 사심이나 상업적 목적없이 “그동안 능력에 비해 여러모로 얻고 받은 것이 많았던 삶인 것 같아 그것을 갚는다는 의미에서 그냥 ‘한다’”는 ‘서박사’의 본명은 서병부씨(46·사진).

서씨가 ‘서박사’로 불리우는 이유를 샌디에이고 생활을 오래해 모든 것에 만물박사라서 별명삼아 그렇게 부르는 것으로 아는 이가 많지만 서씨는 실제로 동경대에서 학위를 받고 스크립스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는 생물학 박사다.

특정 바이러스에 유용한 유전자를 결합시켜 이를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는 신약을 개발하는 연구에도 눈코뜰새 없이 바쁠텐데도 서씨는 정착도우미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97년 부터 서씨가 다니는 중앙교회의 커뮤니티 봉사 활동으로 시작한 이 일은 아직까지도 어려운 일은 교회와 연계해 이어가고 있다.
수년간 이 일을 지속해 온 서씨는 반복되는 질문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분류하고 정리한 뒤 웬만한 것은 본인들이 해결해 볼 수 있도록 하기위해 정보를 제공하는 블로그를 만들었다.

이 블로그에는 일반정보와 정착하기, 아파트 찾기, 운전 및 차량관련, 학교관련 등록 등 기본적인 내용이 현지 생활인의 관점에서 생생한 정보로 채워져있고 궁금한 사항은 질문방에 남기면 정성껏 답해 주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이곳에서 1~2년 지내다 돌아가는 사람들은 미국행을 준비하는 지인들에게 예외없이 ‘서박사’를 추천해줘 이제는 아예 한국에서 부터 ‘서박사’를 찾는이도 많아졌다.

항상 무엇인가를 알려주고, 직접 나서고, 또 연결해 줘야 할 자잘한 일거리로 바쁜 서씨는 “아휴, 특별히 하는 것 없어요. 다들 하시는 거예요”라며 모두가 돕고살면 좋지 않겠느냐고 반문할 뿐이다.

▷서박사 블로그: http://blog.daum.net/sdin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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