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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워싱턴DC 조지워싱턴대학 초청 강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미국에게 어떤 이익을 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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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워싱턴DC에 도착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관계자들과 미팅을 가진 후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한반도 문제의 새로운 접근법‘을 주제로 강연했습니다. 저녁에는 버지니아주 페어팩스(Fairfax)에 있는 루터 교회에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먼저 워싱턴DC의 한반도 전문가들과의 미팅 그리고 조지워싱턴대학 강연 소식부터 전해 드리겠습니다. 

 

어제밤 강연을 마치고 10시 30분에 뉴저지 에디슨(Edison)을 출발한 스님은 새벽 2시 30분에 워싱턴DC 미주 정토회관에 도착했습니다. 잠시 눈을 붙인 후 오늘 일정을 시작하기 위해 아침 7시 30분에 다시 정토회관을 나왔습니다. 

 

8시 30분에는 에나벨 박을 만났습니다. 에나벨 박은 미국에서 시민들의 정치 참여 운동의 모델이 된 ‘커피 파티’의 설립자이며 시민운동가입니다. 얼마 전에는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의 열풍을 일으키는데도 많은 역할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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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나벨 박

 

스님은 에나벨 박과 한국 사회의 가장 큰 과제인 빈부격차 문제와 통일 문제의 해결 방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에나벨 박은 스님의 시대 정신에 공감하면서 시민운동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의견을 공유해 주었습니다. 특히 한반도의 통일 문제에 대해서는 몇 가지 아이디어도 제안했습니다.  

 

“제가 2012년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에서도 많은 젊은이들이 서로 연결되고 국제화된 사회에서 그 일원으로 참여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통일 운동도 ‘통일’이라는 용어를 내세우기보다 ‘국제평화운동’ 안에 북한과의 평화를 이야기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한국 문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의 분쟁과 평화 문제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통일’이라고 하면 국제적인 이슈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국수적인 논란에 휘말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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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세계 평화를 위해서도 한반도의 통일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한국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활동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통일’이라는 용어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에서도 별로 메아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반도의 평화’는 어감이 많이 다릅니다.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기가 쉬워집니다.”

 

“저도 동의하고, 그런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스님은 흔쾌히 동의를 표하면서 감사 인사를 한 후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마침 10시부터 미팅이 예정되어 있는 프랭크 자누지씨가 스님을 마중하기 위해 찾아와서 에나벨 박과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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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나벨 박과 프랭크 자누지 

 

이어서 10시부터는 미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 프랭크 자누지(Frank Jannuzi) 맨스필드재단 사무총장과 미팅을 가졌습니다. 자누지 씨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 대선캠프의 한반도정책팀장을 역임하기도 한 분입니다. 미국의 안보 현안에 대해 대화를 나눈 후 10시 30분부터는 미국 안보 관계자들이 여러 명 자리한 가운데 라운드테이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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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스필드재단 라운드테이블

 

먼저 스님이 현재 한반도 상황에 대해 간단히 브리핑을 한 후 이어서 질문을 받았습니다. 여러 질문들이 쏟아졌고, 스님은 답변을 하는 도중에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이 어떻게 바뀌었으면 하는지에 대해 몇 가지 당부의 말씀도 나눠주었습니다.

 

이어서 12시부터는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새로운 접근법 새로운 정책, 한반도에서 성공으로 가는 길’을 주제로 조지워싱턴대학에서 학생, 교수, 교직원 및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강연이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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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워싱턴대학교

 

스님은 기조 발제를 통해 최근 한반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네 가지 이슈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런 후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이 현실적인 변화를 도모할 수 있도록 재검토 되기를 희망하는 바램을 이야기했습니다.  

 

“최근 한반도에는 4가지 이슈가 제기되었습니다. 첫째, 두만강 유역에 큰 홍수가 나서 북한 주민들의 고통이 아주 심합니다. 집이 떠내려가고 농지가 잠기는 등 주민들의 고통이 아주 극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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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이런 상태에서 북한 정부는 핵실험을 했습니다. 이로 인해 국제 사회는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지금 고통을 겪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아무도 그들의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북한 정부가 핵실험을 했기 때문입니다. 핵실험은 북한 정부가 했는데 고통은 북한 주민들이 겪고 있습니다. 제가 미국에 오기 전에 한국 정부에다가 ‘북한 홍수 피해에 대해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게 해달라’ 라고 요청을 했는데, ‘안 된다’ 하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북한 핵실험에 대해서는 많은 전문가들이 비교적 성공적인 핵실험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난 8년 동안 오바마 정부는 대한반도 정책과 관련해 무슨 일을 했는지 의문이 듭니다. 북한은 더 많은 핵물질을 생산했고, 핵기술을 더 발달시켰고, 운반수단도 더 개발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개발을 전혀 막지 못했습니다.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의 목표가 ‘비핵화’ 라고 한다면,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정책은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전략적 인내’라는 정책은 결과적으로 북한 핵개발을 방치한 것밖에 안 되기 때문입니다.

 

셋째, 한국의 사드(THAAD) 배치 문제입니다. 한국 안에서는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면서 국론이 분열되고 있습니다. 안보라는 것은 단순히 군사적인 방어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 또한 중요한 안보적 요소입니다. 그런데 사드 배치로 인해 국론이 분열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무엇보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지지층인 경상북도 안에서 엄청난 반발이 일어났습니다. 사드 배치가 군사적으로 효용이 있느냐의 여부는 전문가들의 영역이니까 논외로 하고요. 그러나 사드 배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동의를 제대로 얻지 못했다는 점이 바로 문제입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몇 년 째 사드 배치를 완강하게 부인해 오다가 어느 날 갑자기 배치를 결정했습니다. 그것도 내년 말까지 신속하게 배치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공군 대공 포대가 위치한 곳에 공군 포대를 철수하고 사드를 빠른 시일 내에 배치하려다보니까 주민들이 사는 도심에서 1.5km 밖에 떨어지지 않는 곳에 배치하기로 한 겁니다. 주민들은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는데, 주민들과의 소통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 정부는 ‘이건 국가 안보에 관계되는 것이니까 주민들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지 않느냐’ 하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안보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국민들을 보호하는 것이 안보 아닐까요? 사드를 꼭 1년 안에 배치해야하는 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조금 더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진행한다면 사람들이 비교적 적게 사는 곳으로 배치한다든지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넷째, 어제 경주에서 강도 5.8의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이곳은 인근 지역인 월성과 고리에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곳입니다. 고리 원자력 발전소는 반경 50km 안에 인구가 500만명이 살고 있습니다. 후쿠시마의 경우보다 같은 반경 안에 22배나 많은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30년이라는 발전 기한을 연장해서 지금 운영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곳에 어떤 사고가 생긴다면 후쿠시마보다도 훨씬 더 큰 피해가 발생할 것입니다. 이런 또 다른 위협에 한국 사람들은 지금 직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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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는 북한을 악마화시키고 (demonize), 그 지도자를 국제 인권위원회에 제소까지 하겠다고 하는데요. 전례를 보면 이렇게 진행되는 것의 종착점은 결국 무력 충돌로 비화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한미 군사 훈련은 북한의 침공에 대한 방어 훈련의 성격이었는데, 지금은 공격적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북한 지도부를 제거하는 ‘참수 작전’ 훈련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 북한은 곧 붕괴될 것이라고 대통령이 나서서 공공연히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아시다시피 이런 일련의 과정은 군사 작전을 실행하기에 앞서 늘 있어 왔던 흐름들입니다. 그러다보니 북한도 더욱더 공격적이 되어서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장사포 배치를 비롯해 핵개발에 더욱 집중하고 있습니다. 서로가 상대편을 섬멸시키겠다는 적대감을 가지고  감정적 대응을 격화시켜가고 있습니다. 작은 불씨라도 하나 던져지면 불이 확 붙을 수도 있는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저는 ‘과연 이런 방법밖에 없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시리아 사태를 볼 때 전쟁의 참혹함도 있지만, 난민들의 고통이 얼마나 큽니까. 전쟁의 승패와 관계없이 우리는 많은 희생과 손실을 입어야 합니다. 그리고 많은 난민들이 발생할 것입니다. 왜 우리가 이렇게 위험한 길로 가야 하는 겁니까. 정말로 이 길밖에 없습니까. 이런 점에서 보다 안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해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비핵화를 중국의 힘을 빌려서 이루고자 하는 미국의 전략은 중국과 미국이 점점 경쟁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과는 상호 모순 관계에 놓여 있습니다. 또 북한은 전통적으로 자주 국방을 주장하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중국의 말을 잘 듣지 않습니다. 중국 또한 현재 북한 정부의 태도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북한이 붕괴되는 것 또한 원치 않습니다. 중국 정부가 원하는 것은 현재의 북한 정부가 아닌 중국의 말을 비교적 잘 듣는 북한 정부를 원할 겁니다. 그러므로 중국 정부는 그런 북한 정부를 만들기 위해서 북한의 제재에 한국, 미국과도 협력할 필요가 있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미국이 중국을 통해서 북한을 컨트롤하려고 하지 말고 미국이 직접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해서 비핵화를 추진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관심은 오직 그들의 체제를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있습니다. 체제 유지를 위해서 핵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체제 유지가 보장되지 않는 한 핵개발을 포기시킬 수가 없을 겁니다. 지금은 북한 정권을 붕괴시킬 가능성도 희박하고, 핵폐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니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북한의 핵개발 중지를 그 시작으로 해야 합니다. 핵폐기는 시간을 두고 달성하는 것으로 목표를 조정하면 됩니다. 그래서 북한이 더 이상 핵물질을 생산하지 않고, 핵실험도 하지 않고, 장거리 미사일도 발사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대북 제재를 풀고 북미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제안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을 겁니다. 그러나 저는 비록 만족스럽지 않다 하더라도 이 외에 다른 대안이 뭐가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이것이 현실이라는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무력을 행사하는 것인데 그것은 위험도 따를 뿐만 아니라 가능성도 희박합니다. 어떤 것도 확실한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평화적인 방법으로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또한 이것은 중국을 통하지 않고 미국이 직접 북한을 컨트롤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렇게 하면 한반도가 평화와 통일로 가는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은 과연 북한이 약속을 잘 지키겠느냐고 반론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저는 북한이 약속을 안 지킬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이유는 약속을 해놓고 감시하는 것이 지금처럼 방치하는 것보다는 핵개발을 막는데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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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간의 긴장 완화는 북한 인권의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지도부가 나쁘다고 해서 2천만 북한 주민들 모두 나쁜 사람은 아닙니다. 그들은 우리처럼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스님의 기조발제에 참석한 외국인들 모두가 큰 박수로 호응했습니다. 이어서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대니엘씨는 스님의 발표 내용에 공감하면서 “북한에 압박을 가하기만 해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 고 전제한 후 실천적인 방법으로 낮은 단계의 3가지를 협력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도 새로운 법 개정을 하지 않고도 북한과 교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첫째, 민간 교류(교환 학생 프로그램 등), 둘째, 이산가족 상봉(한국계 미국인 중 이산가족인 사람들부터), 셋째, 한국전쟁으로 희생된 미군의 유해를 가져오는 프로그램을 예로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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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과 다니엘, 두 분의 발표에 이어서 청중석에서 질의응답을 받았습니다. 약 2시간 동안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그 중에서 저널리스트 출신 한 분은 한미 동맹의 전망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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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미국에 의존하는 관계를 계속 유지해야 미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것 아닙니까. 만약 한국이 통일이 되고 경제 대국이 되면 미국과 경쟁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이런 다양한 이해관계를 미국인으로서 어떻게 봐야 하나요?” 

 

이에 대해 스님은 한미 동맹이 이제는 새롭게 변화되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아주 좋은 지적을 해주셨습니다. 한국과 미국은 지금까지 이해를 함께해 왔습니다. 지금은 이해가 조금 상충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입장은 팽창하는 중국을 어떻게 견제할 것인가가 가장 큰 관심입니다. 거기에 한국이 적절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한국 입장에서는 전적으로 미국의 이해관계만을 따라갈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 이유는 첫째, 지정학적인 위치 때문입니다. 둘째, 분단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경제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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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미국의 정책에 전적으로 동조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참여하는 대가로 패전 국가로서의 멍에를 벗겨내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그렇게 가면 통일이 어려워지게 될 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기도 어려워집니다. 그러면 미래의 비전을 갖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에게 이 문제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한미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하되 한반도에서는 한국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해달라. 즉 평화와 통일이 가능하도록 고려해 달라. 그렇다면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이 미국의 이익에 대해 동조하겠다.’ 미국이 하자는 대로 따라가는 종속적인 한미 동맹에서 한국의 이익을 고려하는 자주적인 한미 동맹으로 전환해야 하지 않느냐는 겁니다. 이것은 반미도 아니고, 미국이나 중국의 중간에 서 있겠다는 것도 아니고, 한미 관계를 돈독히 하되 우리의 이익에 대해서도 고려가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저는 한국 정부가 이 부분에서 우리의 이익을 충분히 관철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지금 일본 정부는 자신의 이익을 관철시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종속적인 미일 동맹이었다면 자주적인 미일 동맹으로 전환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일본에 비해 미국에게 종속적인 관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물론 미국의 도움을 많이 받았죠. 그래서 미국의 이해에 완전히 어긋나는 방식으로 한국의 이해를 관철시키는 것은 어렵다고 봅니다. 

 

그러나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미국의 이익에도 장기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미국이 북한을 컨트롤하면서 한반도 통일을 추진하면 통일된 한국이 중국 쪽보다는 비교적 미국 쪽에 근접한 나라가 될 것입니다. 한국의 처지로 볼 때 일본처럼 한국이 중국에 적대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조금 더 미국에 근접한 나라로 만들어 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하면 한반도의 통일 정책은 한국과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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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선이 미국과 중국의 힘의 균형점이 되도록 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봅니다. 그러니 압록강-두만강이 전선이 되든지, 대한 해협이 전선이 되든지 둘 중에 하나가 될 것 같습니다. 미국이 둘 중에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기로에 놓여 있다고 봅니다. 미국이 북한을 포용하게 되면 압록강-두만강이 전선이 될 것이고, 북한을 중국 쪽으로 밀어주게 되면 전선은 대한해협이 될 것입니다. 38선을 전선으로 잡겠다는 것은 현실 가능성도 없고 한국민에게도 불행한 일입니다.”   

 

강연을 마치고 난 후 한 질문을 했던 외국인 언론인은 스님에게 다가가 강연을 너무 잘 들었다고 인사하며 이렇게 소감을 말했습니다. 

 

“여러 가지 컨퍼런스에 참가해 봤지만,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스님만한 전문가가 없는 것 같습니다. 혹시 스님의 조언이 한국 정부의 정책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스님이 “(영향을 주는 것이) 거의 없다” 라고 말하자 외국인 전문가는 “한국은 불행하다”라고 말하면서 안타까워 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조지워싱턴대학교 PISA(Partnerships for International Strategies in Asia: 아시아 국제전략 파트너쉽) 프로그램과 AFSC (American Friends Service Committee: 미국 퀘이커 봉사위원회), 좋은벗들 미국지부 세 단체가 공동주최했습니다. PISA 프로그램의 소장인 린다 이야 님은 워싱턴 디씨에서 열리는 많은 행사에서는 전문가들이 주로 이야기하고 청중들은 듣는 입장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오늘은 참가자들과 패널 연사들이 질의응답을 통해 심도깊은 의견교환을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고 이야기하며 법륜스님의 넓고 풍부한 경험과 식견에 감명받았다고 소감을 전해주었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WFP(세계식량기구)의 워싱턴DC 소장으로 근무하다가 최근에 USAID(미국 국제개발처)로 다시 자리를 옮긴 존 브라우스씨를 만났습니다. 존 브라우스 씨는 북한 인도적 지원과 관련한 책임자로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분입니다. 두 분은 최근 두만강변에서 일어난 홍부 피해에 대해 설명한 후 북한 주민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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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AID(미국 국제개발처) 존 브라우스씨 

 

그리고 현재 세계적으로 어떤 지역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도 물어보았는데 분쟁으로 인해 어려운 지역은 시리아, 이란, 수단 등이고, 최근에 아프리카 지역은 엘리뇨 문제로 인한 식량 문제로 곤란을 겪고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스님은 지난 몇 년간 북한 식량 가격 변동 및 최근에 두만강변에서 발생한 홍수 피해 상황을 설명하면서 미국 정부의 북한 인도적 지원에 대한 입장을 물어 보았습니다. 존 브라우스 씨는 “인도적 지원과 정치적 상황은 분리해서 보기 때문에 미국 정부는 인도적 지원을 중단하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미국 NGO를 통한 인도적 지원도 가능함을 알려 주었습니다. 

 

그래서 스님은 미국 JTS를 통해서 북한 홍수피해 지원을 할 수 있게 준비하는 계획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러자 존 브라우스 씨도 “WFP로 돌아가면 북한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다시 모색해 보겠다” 고 이야기했습니다. 이 외에도 두 분은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 보자며 다양한 생각을 교감했습니다. 

 

마침 오늘이 한국에서는 추석날 아침인데요. 미팅을 마치고 USAID 깃발이 펄럭이는 건물 밖으로 나온 스님에게 잠시 추석 인사를 부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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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AID(미국 국제개발처) 앞

 

스님은 차례는 잘 지냈는지 안부를 물은 후 북한동포들도 행복한 추석이 될 수 있게 함께 마음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영상 보기] 법륜 스님의 추석 인사


 

인터뷰 영상 촬영을 마치고 다음은 저녁 강연이 열리는 버지니아주 페어팩스(Fairfax)로 향했습니다. 페어팩스(Fairfax)에서는 저녁 7시부터 해외 즉문즉설 9번째 강연이 열렸습니다. 

 

총 9명이 질문을 했는데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 계속 이어집니다... 

 

※ 미국 JTS를 통한 두만강변 홍수 피해 긴급 모금은 미국 JTS 홈페이지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동참을 바랍니다. 후원을 원하시는 분은 아래 배너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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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두만강 홍수 피해 인도적 지원을 위한 모금 참여 방법>

홈페이지 www.jtsamerica.org

이메일 jtsamerica.ng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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