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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혔다 좁혔다 ‘예의 바른 우산’

중앙 0 2736
미국 뉴욕에서 인터랙션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백주연(31)씨의 ‘예의 바른 우산’. 몇 해 전 10월, 뉴욕은 3일을 제외하고 매일 비가 내렸다. 그는 좁고 번잡한 뉴욕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불편함을 읽었다. 서로 우산이 부딪혀 빗물이 튀기고 거리는 꽉 막혔기 때문이다. 백씨는 ‘내 옆을 지나는 사람이 좀 더 편하게 걸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하! 우산의 폭을 자유롭게 줄일 수 있다면 복잡한 거리에서도 쉽게 지나다닐 수 있겠구나’.

백씨는 우산 손잡이에 두 개의 버튼을 설치해 좌우로 한쪽씩 우산이 양파처럼 모일 수 있게 고안했다. 만약 두 명이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은 길이라면 양쪽 모두 우산 살이 가운데로 모이도록 설계했다.

“말미잘처럼 우산이 수축했다 팽창하는 모습이 꼭 ‘편하게 지나가세요’라고 인사하는 것 같지 않나요.”

남에 대한 백씨의 배려가 이런 따뜻한 작품을 만든 것이다. 이 작품은 지난해 보스턴 과학박물관에서 열린 테크노패션쇼에 출품돼 ‘기발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뉴욕 뉴뮤지엄 측에서는 기념품 가게에서 판매하자고 제의해 왔다. 백씨는 “조만간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을 예정”이라며 “착한 우산이 사람의 마음도 감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 조소과, 미국 뉴욕대 ITP(Interactive Telecommunications Program·상호 소통 프로그램)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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